봄볕이 강해지고, 꽃가루와 미세먼지까지 늘어나면서 결막염이나 안구건조증 같은 눈 질환으로 안과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.
하지만 이맘때, 이런 증상보다 더 주의해야 할 질환이 있는데요.
별다른 증상 없이 시야가 서서히 좁아지는 병, 바로 ‘녹내장’입니다.
녹내장은 눈으로 들어온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력이 떨어지고 결국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 질환인데요.
특히 두 눈으로 볼 때는 서로 시야를 보완하는 데다 바깥쪽부터 서서히 줄어들기 때문에 스스로 이상을 느낄 정도면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.
문제는 이런 변화를 단순히 노안이나 노화로 여기고 그냥 지나치기 쉽다는 점인데요.
[박기호/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: "노안일 경우에는 멀리 보다가 갑자기 이제 가까운 곳을 보았을 경우에 침침하고 잘 안 보이는 경우가 흔하고요. 녹내장은 뿌옇게 안개 낀 것처럼 침침하다고 느낄 수가 있는데 그런 경우는 가까이 볼 때, 멀리 볼 때 모든 경우가 다 심하게 느껴집니다. 노안은 안경으로도 해결이 되는데 녹내장은 안경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그런 문제가 있습니다."]
국내 녹내장 환자는 지난 5년 사이 꾸준히 늘어 2024년엔 122만 명을 넘어섰습니다.
특히 40대 이하 환자도 28만 명에 달할 만큼 젊은 층 비중이 늘고 있는데요.
[정종진/안과 전문병원 전문의 : "젊으신 분들이 요새 건강검진 많이 받으시잖아요. 검진에서 발견되는 게 많아졌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고 어렸을 때부터 지금은 스마트폰 많이 보고 가까운 거 많이 보게 되면서 고도 근시의 유병률이 굉장히 올라가고 있거든요. 그러한 고도 근시는 눈을 구조적으로 녹내장에 굉장히 취약한 구조로 변하게 합니다."]
이처럼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, 일상 속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.
특히 어두운 곳에서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은 눈 건강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는데요.
실제로 서울 한 대학병원 연구팀의 조사 결과를 보면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을 15분만 사용해도 안압이 25%나 상승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.
이는 밝은 환경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인데요.
[박기호/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: "저희가 연구해 본 바로는 고개를 숙인 상태에서 가까운 책이나 스마트폰을 오래 볼 경우에 안압이 상승하는 그런 결과를 얻었습니다. 특히 또 안구가 작은 분들은 어두운 곳에서 가까운 곳을 고개 숙이고 오래 볼 경우에는 안압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‘급성 녹내장’도 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합니다."]
그렇다면 일상에서 녹내장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신호는 없을까.
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지만, 어두운 곳에서 유독 시야가 답답하게 느껴지거나, 계단을 내려갈 때 발을 헛디디는 일이 잦아졌다면 이상 신호일 수 있습니다.
또 한쪽 눈을 가리고 봤을 때 시야 일부가 비어 보이거나 흐릿하게 느껴진다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은데요.
[정종진/안과 전문병원 전문의 : "녹내장은 실명이 될 수도 있는 3대 실명 원인 중의 하나고 또 이게 완치가 되는 질환이 아니다 보니까 오시는 환자분들도 증상도 크게 심하지 않은데 꼭 (병원에) 다녀야 하냐, 그러면서 중간에 안 오시는 경우들이 있는데요. 증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시야 검사 등을 통해서 녹내장이 나빠지지 않는지 관리를 꾸준하게 해 주시는 것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."]
녹내장은 증상이 없을 때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입니다.
불편함이 없다고 넘기기보단 정기적인 검진으로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