텐트 넓어도 위험…일산화탄소 중독

2026.10.07 (15:11)

본격적인 가을로 접어들면서 캠핑을 떠나는 사람들이 늘고 있습니다.

 

선선한 날씨에 화로에 불을 피워놓고 즐기는 이른바 ‘불멍’은 캠핑에서 빼놓을 수 없는 풍경이 됐는데요.

 

하지만 해가 지고 날이 쌀쌀해지면 무심코 피웠던 화로를 텐트 안으로 들여놓는 경우가 있습니다.

 

이때 일산화탄소 중독 사고로 이어질 수 있는데요.

 

[진기종/인천소방본부 언론홍보조정관 : "날씨가 쌀쌀해지면서 텐트 안에서 따뜻하게 쉬려고 문이나 환기구를 닫아놓는 경우가 있는데요. 이때 장작이나 조개탄을 태운 화로를 텐트 안으로 들여다 놓으면 연소 과정에서 발생하는 일산화탄소가 밖으로 빠져나가지 못하고 쌓일 수 있습니다. 특히 불씨만 남아 있는 상태에서도 일산화탄소가 발생할 수 있기 때문에 화로는 텐트 안으로 들여놓지 않는 게 제일 중요합니다."]

 

특히 최근에 많이 사용하는 거실형 텐트는 잠을 자는 ‘내부 텐트’와 거실 공간인 ‘전실’이 구분돼 있는 경우가 많습니다.

 

이 때문에 잠을 자는 안쪽 공간만 조심하면 된다고 생각하기 쉬운데요.

 

하지만 전실 역시 외부와 완전히 개방된 공간은 아닌 만큼 일부 환기를 하더라도 공기가 충분히 순환되지 않을 수 있습니다.

 

일산화탄소가 얼마나 위험한지 알아본 실험 영상인데요.

 

텐트 안 곳곳에 가스 경보기를 설치하고, 불을 붙인 장작 화로를 넣었습니다.

 

텐트 문을 채 닫기도 전에 경보음이 울리기 시작하는데요.

 

일반적인 돔형 텐트 안에선 45초 만에 일산화탄소 농도가 최대 측정치인 500ppm까지 치솟았습니다.

 

크기가 큰 거실형 텐트도 180초 만에 최대치에 도달했는데요.

 

[이지향/소방청 국립소방연구원 연구사 : "전실에 지퍼나 환기구를 열어둔다고 하더라도 텐트 구조상 완전히 개방된 공간이 아니기 때문에 화로에서 발생하는 일산화탄소가 텐트 내부에 머물거나 축적될 수 있으며, 이너(내부) 텐트로의 유입 위험성도 높습니다. 따라서 화로는 텐트 내부나 전실이 아닌 충분히 개방된 야외 공간에서 사용하셔야 합니다."]

 

문제는 일산화탄소가 눈에 보이지도, 냄새로 확인할 수도 없어 몸에 이상이 나타나기 전까지는 노출되고 있다는 사실조차 알기 어렵다는 점입니다.

 

특히, 불꽃이 꺼지고 잔불만 남아 있는 상태에서도 일산화탄소는 계속 발생할 수 있는데요.

 

이 때문에 불씨가 보이지 않더라도 화로대는 절대 텐트 안으로 들여놓지 말아야 합니다.

 

또, 사용한 화로대엔 물을 충분히 부어 재까지 완전히 식히는 게 중요한데요.

 

[김선태/원광대병원 응급의학과 교수 : "같은 텐트나 공간에 있던 여러 사람이 비슷한 시기에 같은 증상을 함께 보인다면 일산화탄소 중독을 의심해 볼 수 있습니다. 처음에는 두통이나 어지럼증과 같은 비교적 경증의 증상으로 시작하더라도 노출이 지속되면 판단이 떨어지고 심하게 졸리거나 몸을 제대로 가누지 못하게 될 수 있습니다."]

 

일산화탄소 중독이 의심된다면 즉시 텐트 밖으로 나와 신선한 공기를 마실 수 있는 곳으로 이동해야 합니다.

 

어지럼증이 심해지거나 의식이 흐려질 때는 지체하지 말고, 119에 신고해야 하는데요.

 

만약의 상황에 대비해 일산화탄소 경보기를 미리 준비하는 것도 도움이 될 수 있습니다.

 

[진기종/인천소방본부 언론홍보조정관 : "일산화탄소는 공기보다 가벼워서 위쪽으로 올라가는 성질이 있습니다. 경보기는 텐트 안 상부에 설치하는 것이 상대적으로 빠른 감지에 도움이 됩니다. 다만 제품마다 설치 방법이 다를 수 있기 때문에 사용 설명서를 확인하고, 경보기의 감지부가 가려지지 않도록 하는 것도 중요합니다."]

 

텐트가 넓다고 안전한 건 아닙니다.

 

불꽃이 작아졌다고 위험까지 사라지는 것도 아닌데요.

 

불을 사용할 때는 반드시 텐트 밖, 충분히 열린 공간을 선택해야 합니다.